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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시사

[단독] 장기 미제사건 추적 1탄: '개구리 소년 사건'의 재검토 제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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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건은 초동 조치부터 수사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등 여러 단체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듯 하다. 최근 간첩단 사건으로 인해 세상이 많이 어수선하다. 

 

어쨌거나 오늘은 '개구리 소년 사건(정식 사건명칭: 대구 성서 초등학생 살인 암매장 사건)'의 재검토 제3편으로 이 사건의 수사와 종결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어 장기 미제사건이 되었는가에 대한 이유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어떠한 사건이든 장기 미제사건이 된 사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초동조치'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초동조치'는 어떠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 또는 경찰 측에서 최초로 이루어지는 조치들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길을 가던 중 모르는 사람에게 폭행을 당했다. 폭행을 당한 사람은 순간 당황하기도 하고, 폭행 당한 부위가 아프기도 해서 빨리 병원을 가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그에 따라 119로 응급구조 신고를 해서 병원에 실려 간다. 그 이후 생각해보니 자신을 폭행한 범인을 잡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뒤늦게 하고 경찰에도 신고를 한다. 이미 폭행범은 그 지역을 벗어난지 오래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행범으로 붙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더군다니 폭행을 당한 지역은 CCTV도 없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나 목격자도 확보할 수 없는 지역이었다. 피해자 역시 폭행범의 인상착의 조차도 잘 모르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사실상 범인을 특정하거나, 체포하기 어려운 사건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112로 사건 발생 신고를 한 후 119 응급구조 신고를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위의 사례는 피해자의 초동조치가 아쉬운 사례라고 볼 수 있겠지만, 경찰 측에서 업무가 미숙하거나 태만하여 초동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사건 해결을 어렵게 만든 사례들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게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금 다루고 있는 '개구리 소년 사건'이다. 

 

이 사건은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이 아침 8시경부터 밖에서 놀다가 인근 와룡산으로 이동한 후 집으로 미복귀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족들도 평소와 다른 상황에서 아이들이 점심식사 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는 상황이었다면 조금 더 빨리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겠지만, 저녁시간이 다 되어서야 가족들이 와룡산 일대를 찾아보고 아이들을 찾지 못하자 이미 날이 어두워진 19:50분이 되어서야 경찰에 신고가 이루어졌다. 이 점은 피해자 초동조치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그러나 더욱 결정적인 초동조치 실패는 경찰에 의해 이루어졌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에서는 아이들이 와룡산에서 길을 잃었다고 판단하고, 부모들과 함께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산을 이리저리 뒤졌으나 끝내 아이들을 찾지 못 했다. 

 

이후 경찰은 뚜렷한 근거도 없이 무작정 우철원 등 5명의 아이들이 가정불화로 인해 가출을 하였고, 금전 동냥을 위한 앵벌이로 이용되었을 것이라는 엉뚱한 수사 방향을 정하고 수사를 집중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이로 인해 실종된 아이들을 수색하여 구조하거나, 어느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있을 경우 구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결정적인 과오를 범하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1개월 넘게 지난 상황이 되어서야 공개 수사로 전환되면서 이 사건이 여러 매스컴을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1991년 5월 5일 노태우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군과 경찰이 총동원되어 군견과 탐침봉 등을 사용하여 개구리 소년들이 실종된 와룡산 주변을 이 잡듯이 뒤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 했다. 

 

그 이후에도 물론 경찰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주변 불량배나 전과자, 정신이상자 등에 대한 수사들도 병행하였지만, 각종 목격자 제보 등을 토대로 아이들이 와룡산에서 살해된 후 묻혀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 보다는 외부적으로 앵벌이, 염전, 새우잡이 등으로 경제적 착취를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오류를 범했다.

 

목격자 제보에는 허위제보와 장난전화, 오인전화 등이 많아 오히려 수사에 혼선을 초래하는 경우들도 많았으며, 심지어 심령술에 기반한 점술가나 심리학자들에게까지 자문을 구하기도 했었지만 모두 헛탕이었다.

 

이 모든 과정은 사건 수사에 있어 '초동조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뚜렷하게 알려주고 있다. 만약 제대로 된 '초동조치'가 있었다면, 그렇게 오랜 기간 수많은 경찰 인력을 동원하면서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유가족들이 그렇게 오랜 기간을 아이들을 찾아 헤메도록 만들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당시 범행을 저지른 범인을 찾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단서를 더 빠르고 쉽게 찾아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경찰의 '초동조치' 실패가 본 '개구리 소년 사건'이 장기 미제사건이 되는데 있어 가장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본다면, 그 다음 번으로 큰 실수는 사체 발견 신고 이후에 저지른 경찰의 '현장 보존 및 과학수사'의 실패로 볼 수 있다.

 

사체가 발견될 경우 '현장 보존'은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동한 경찰들은 무엇이 그리 급했던지 사체가 묻혀있던 현장을 어처구니 없이 훼손시켰다. 

 

시신 발견 신고를 받은 대구달서경찰서에서는 현장 출동을 한 상태에서 제대로 된 현장보존도 하지 않고 과학수사대도 부르지 않은 상태로 의경들을 시켜 곡괭이와 삽 등을 이용해 땅을 파헤쳤고, 심지어는 수습된 유골들을 함부로 마대에 담아 놓기도 하면서 암매장 현장을 훼손시켰다.

 

그래놓고는 정확한 부검이나 현장감식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이 파헤쳐낸 유골만 본 상태에서, "상식적으로 봤을 때 타살 흔적은 거의 없는 거 같다. 조난을 당했고 추위에 떨다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당시 현장 영상이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보도된 것을 본 서울대 법의학과 이윤성 교수는 기가 막힌 표정으로 할 말을 잃었을 정도였으며, 당시 발견된 시신 중 감식반의 현장감식을 받은 시신은 단 1구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아마츄어 수준도 안 되는 현장 조치 상황을 보면 당시 대한민국 경찰들의 수준이 어떠했는지 잘 알 수 있을 듯하다.

 

현장에 출동한 그 많은 경찰들 중에 출입 인원을 철저히 통제한 상태에서 현장 주변부에 넓게 경시줄을 쳐서 '현장 보존'을 해야만 조그만 단서라도 찾을 수 있다는 기본적인 수사 원칙조차도 제대로 인지하거나, 이를 주변에 경고하고 실천한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이 더욱 경악스럽기만 하다. 이 모든 과정은 사건 수사에 있어 '초동조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뚜렷하게 알려주고 있다. 만약 제대로 된 '초동조치'가 있었다면, 그렇게 오랜 기간 수많은 경찰 인력을 동원하면서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유가족들이 그렇게 오랜 기간을 아이들을 찾아 헤메도록 만들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당시 범행을 저지른 범인을 찾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단서를 더 빠르고 쉽게 찾아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경찰의 '초동조치' 실패가 본 '개구리 소년 사건'이 장기 미제사건이 되는데 있어 가장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본다면, 그 다음 번으로 큰 실수는 사체 발견 신고 이후에 저지른 경찰의 '현장 보존 및 과학수사'의 실패로 볼 수 있다.

 

사체가 발견될 경우 '현장 보존'은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동한 경찰들은 주변 일대에 대해 충분히 광범위한 지역까지도 사건 현장 보존을 제대로 했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아 많은 사람과 구경꾼들이 현장 주변에 몰려들어 그 어떠한 조그만 단서라도 찾을 수 있는 기회조차도 스스로 상실하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이 사체 발견 현장 주변에서 구경 중인 모습

  

 

그래놓고는 정확한 부검이나 현장감식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이 파헤쳐낸 유골만 본 상태에서, "상식적으로 봤을 때 타살 흔적은 거의 없는 거 같다. 조난을 당했고 추위에 떨다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당시 현장 영상이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보도된 것을 본 서울대 법의학과 이윤성 교수는 기가 막힌 표정으로 할 말을 잃었을 정도였으며, 당시 발견된 시신 중 감식반의 현장감식을 받은 시신은 단 1구에 불과했다고 한다.

 

현장에 출동한 그 많은 경찰들 중에 출입 인원을 철저히 통제한 상태에서 현장 주변부에 넓게 경시줄을 쳐서 '현장 보존'을 해야만 조그만 단서라도 찾을 수 있다는 기본적인 수사 원칙조차도 제대로 인지하거나, 이를 주변에 경고하고 실천한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이 더욱 경악스럽기만 하다. 

 

이 사건이 장기 미제사건이 된 이유는 여러 가지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당시 경찰의 수사 단계에서 저지른 여러 실수와 오류들이 가장 결정적 원인으로 보여진다.

 

사체 발견 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당시 개구리 소년 5명이 와룡산에서 길을 잃은 상태에서 날이 어두워져 산 속에서 서로 모여 있다가 추위로 인한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멋대로 판단했다. 그러나 경북대 법의학과 법의학자들에 의한 부검 결과, 둔기로 맞거나 흉기에 찔려 타살된 것이라는 추정이 내려졌다.

 

그 이유로 '개구리 소년 사건'은 정식 사건명칭이 '대구 성서 초등학생 살인 암매장 사건'으로 변경되었으나, 그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범인을 특정하거나, 범죄 도구 역시도 특정하지 못한 상태로 2003년 대구경찰청에 설치된 수사본부가 해체되었고, 2005년 11월 28일에 유족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소시효 연장/폐지를 촉구했지만 2006년 3월 26일 공소시효가 만료되었으며, 2015년엔 경찰 내사마저 종결되었기에 사실상 영구 미제사건이 되었다.

 

이러한 수사 과정에 있어서 경찰도 여러 가지 상황과 과거 사례, 수사 경험, 각종 증거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수사 방향과 결과를 도출하려고 애썼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

 

경찰에서 자신들의 실수와 오류를 사실상 인정한 사건이고, 이들 소년들이 타살된 정황이 분명한 상황에서 이 사건이 아무리 오래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허무하게 종결할 사건이 절대 될 수 없다. 유가족들의 한, 아이들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이 사건을 원점부터 다시 재수사해야 한다.

 

특히, 과거의 고루한 수사 방향을 그대로 답습할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안목과 관점으로 사건을 다시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의 판단과 수사 기법을 다시 그대로 따라봤자, 결론은 과거 그대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이슨 리 탐정사무소'에서는 《장기 미제 사건 추적 1탄: '개구리 소년 사건'의 재검토》 시리즈를 통해 본 사건을 다시 풀어가기 위한 새로운 시각과 관점으로 단편적이고 미미한 상황들을 분석하여 이 사건을 풀어나갈 단서들을 찾아보려고 한다. 이를 기초로 추리한 결과를 공개하고, 이 사건을 다시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순서로 진행하고자 한다. 

 

다음 제4편~7편을 기대해주시고, 이 사건 해결에 많은 여러분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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