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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시사

[단독] 윤석열, 이재명의 노림수 눈치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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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재명, 윤석열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속마음과 노림수」라는 제목으로 블로그 글을 게시하였었는데, 오늘의 이 글을 보시려면 반드시 어제 올린 글을 먼저 읽으신 후 보시면 이해하시기가 더 쉬울 듯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하 윤 대통령으로 호칭)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이하 이재명으로 호칭)의 당 대표 취임 축하난을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보낸 자리에서 이재명과 직접 전화통화하여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 여야 당 대표님들과 좋은 자리를 만들어 모시겠다”고 영수회담 제안에 대한 답을 하였다고 한다.

 

거대 야당 대표가 된 이재명이 영수회담을 두 번씩이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제안한 것은 1 대 1로 만나자는 것을 의미한 것이고, 1 : 다자로 회담을 원한 것이 절대 아니다.

 

거대 야당의 당 대표이고, 지난 대선에서 피말리는 사투를 벌였던 경쟁자로서 대통령과 동등한 레벨에서의 '1 대 1 회담'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널리 알리고, 자기가 개인적으로도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을텐데 이를 윤 대통령이 이재명의 속마음과 노림수를 눈치채고 매우 노련하게 '1 대 다자 회담'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이재명....순간 당황 좀 했겠어. '어, 이건 뭐지?'하고 순간적으로 당황하는 순간 그대로 20톤 덤프트럭에 자동차가 들이받히는 수준의 충격을 받으면서 이재명 동공(瞳孔, 눈동자 홍채 안쪽의 비어있는 공간)에 규모 7 정도의 지진이 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야~ 윤 대통령이 어떻게 이재명의 속마음과 노림수를 눈치챌 수 있었을까? 이제 윤 대통령도 제법 정치인이 되어가고 있는걸까? 아니면 주변 참모들이 정신을 차린걸까? 이재명의 한 두 수 앞선 노림수를 제대로 간파하고, 아주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대처하다니...음...조금씩 나아지고 있구만... 

 

아무튼 이재명은 이번에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제대로 신고식을 당한 것 같다. 자신이 의도하던 '1 대 1 회담'이 아닌  '1 대 다자회담'으로 진행할 경우, 당연히 자신이 선점하려던 '민생'과 '경제'라는 이슈를 부각시킬 기회도 희석될 수밖에 없고, 이재명과 김혜경에 연루된 검·경 수사와 '김건희 특검 / 한동훈, 이상민 장관에 대한 탄핵 카드'에 대한 스왑딜(Swap deal, 교환 거래) 얘기도 일언반구 말도 못꺼낼 상황이 된 것이다.

 

이재명은 그동안 윤 대통령을 제법 띨띨하게 생각하고 있었을텐데, '역시 서울대 법대 출신이 맞구나...쉽게 볼 상대가 아니네...'하고 속으로 생각이 들었겠다. 이를 두고 '괄목상대(刮目相對, 눈을 비비고 상대편을 본다는 뜻으로, 남의 학식이나 재주가 놀랄 만큼 부쩍 늘었다는 의미)'라고 하지... 과연 앞으로 이재명이 윤 대통령을 어떻게 상대해나갈 지 자못 궁금하구먼. 

 

나 역시도 이번 윤 대통령의 대응을 보고 새삼 '윤 대통령과 그 참모진이 그리 어리버리한 수준은 아니구나'하고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이재명 쪽에서도 윤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대응할 경우 자신의 제안을 우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략적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정의당' 쪽에서도 대통령과의 회담을 원할 것인데 나 하나만 회담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자칫 정의당과의 관계가 껄끄러울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정의당' 쪽에서는 다 죽어가는듯 시들시들하던 정당에 오랜만에 햇볕이 쪼이는 기분이 들고, 왠지 대우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이게 왠일이냐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반등하는 계기로 삼고 싶을 것이다.

 

이재명은 자신이 나름대로 앞날을 내다보고 의욕적으로 선수를 친 '영수회담' 카드가 이렇게 허무하게 빠개지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속으로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겠지만, 이를 겉으로 표현도 할 수 없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상황이 되어 버려서 참 난감할 듯 하다. 

 

그런데 뭐 어쩌겠누... 그러니까 좋은 방식으로 머리를 좀 쓰자. 어디 촌구석 사또 밑에서 일하는 이방처럼 속좁게 뒤에 늘 감춰진 의도를 숨겨놓은 제안 같은 것을 하지 말고, 솔직하고 진정성 있으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쪽으로 머리 좀 쓰도록 하자. 그게 대인배로서의 갈 길이고, 대권을 바라보는 사람으로서의 행보가 아닌가 싶다.  

 

 

이번에 재명이가 한 방 먹었다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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