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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시사

김정은, 국가보위상 김원홍을 날려 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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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핫 이슈들이 제법 많은 날인데, 그중 제 관심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일은 김정은이 국가보위상 김원홍을 강등시키고 해임하였다는 기사였습니다.

 

 

 

 

 

이미 여러분들도 아마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국가보위상 김원홍으로 말할 것 같으면, 김정일 정권이 유지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지지자 역할을 해오던 공안기관의 수장이지요.

 

우리나라와 굳이 비교하자면, 물론 수행하는 업무가 다소 상이하기는 하지만 국가정보원장 또는 국군기무사령관과 비교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나 할까요.

 

김원홍은 '조선인민군 대장(별 4개)'의 계급을 달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당 조직지도부의 검열을 받으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소장(별 1개)'으로 강등되면서 국가보위상에서도 해임이 되었다고 합니다. 매우 이례적으로 통일부 대변인이 이러한 사실을 신속하게 확인해주었지요....

 

아마도 다른 날 같았으면 꽤나 시끄럽게 이슈화될 수 있었던 사안이었지만, 오늘은 최순실 사건 특검 측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김원홍 숙청에 대한 이슈가 사실상 바닥에 묻혔지요.

 

그런데, 북한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김원홍의 숙청은 그리 단순한 사안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 하필 이러한 시기에 김정일이 자신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김원홍을 내쳐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지금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어떠한 대북정책을 펼칠 것인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시점이고, 어제는 더군다나 새롭게 임명된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방한하여 우리나라 주요 인사들과 만나고, 한-미 국방장관 회담도 개최한 이후의 시점인데 말이죠....

 

물론 통일부 발표에 따르면, 김원홍의 숙청은 이미 올해 1월 중순경에 전격 단행되었다고 하지요.

시기적으로 벌써 한 달 가까이 지난 시점인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왜 이렇게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고 북한 김정은 정권에서 안정이 요구되는 시점에 김원홍을 내쳐야 했을까요?

 

 

 

 

 

이에 대한 제 개인적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1. 김정은은 '읍참마속(泣斬馬謖)'을 하는 심정으로 아무리 최측근이라고 하더라도 어떠한 개인적 비리나, 자신의 주제를 넘는 권한 남용은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보여 집니다.

 

  ** 즉, 자신이 아끼는 최측근이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사안에 대해서는 감싸지 않고 공정하게 처벌하는 객관화된 리더십을 보이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김정은이 김원홍과 국가보위성에 대한 적절한 견제 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그동안 김원홍 대장과 국가보위성(구 국가안전보위부)은 장성택 처형, 리영호 숙청, 현영철 처형 사건 등에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여 왔습니다. 김원홍은 김정은에게 매주 직접 대면보고를 하면서 대내외 특이동향을 보고할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여 왔습니다. 그에 따라 너무 비대해지고,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적절하게 견제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당 조직지도부를 활용하여 검열을 실시하고 이에 따른 처벌을 감행하여 국가보위성에 대한 힘빼기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자고로 '권불십년'이라고 권력을 가진 자가 10년을 넘기기 어렵다고 하듯이 김원홍의 김정은을 등에 엎고 절대적인 권한 행사를 하는 것이 어느 정도 한계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고, 썪은 물이 고인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김정은이 새로운 물을 일시적으로 보충하여 썪은 물을 순환시키는 개념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3. 김원홍에 대한 김정은의 애정과 신뢰도는 아직 식지 않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 아마도 다른 군 간부 같았으면 지방으로 혁명화 재교육을 보내서 한동안 모습이 보여지지 않을 것이지만, 김원홍의 경우에는 '소장(별 1개)'으로 강등하여 장령(장군) 계급을 그대로 유지시켰으며, 이는 그동안 김원홍이 김정은을 보필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김원홍이 머지않은 장래에 다시 '국가보위상'으로 복귀하게 될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 볼 수 있겠지요.

 

  ** 김원홍 역시 이 기간을 자신이 솎아내야 할 또다른 정적들을 식별하는 기간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은은 권력기관을 상호 견제시키면서 적절히 힘의 분배와 균형이 이뤄지도록 만들어왔죠. 이것은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도 자주 써먹던 방법이고, 전 세계 독재자들이 애용하는 방법이기도 하지요.

 

  ** 과거에도 국가안전보위부의 힘이 너무 강해지자, 군 보위사령부를 투입하여 힘을 뺐던 사례가 있었고, 군 보위사령부의 힘이 거대해지자 이를 다시 국가안전보위부를 통해서 복수시켰던 사례도 있었지요. 

 

4. 김원홍이 김정일에 대한 충성경쟁 파워 게임에서 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국가보위성에 대한 당 조직지도부 검열은 명분상 '태영호 영국공사의 한국 망명'을 비롯해 해외 북한식당 여종업원 집단 망명 등의 사건에 대해 국가보위성이 사전 예방 및 대응이 부실했다는 명분인데, 이것도 국가보위성 만의 잘못이라고는 볼 수 없는 사안임에도 국가보위성에 대한 검열이 장기간 이뤄지고 있는 것은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중심으로 하는 당 조직지도부가 그동안 국가보위성에 쌓여진 불만을 일거에 터뜨리는 양상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들의 파워 게임이 과연 어떠한 결말을 내게 될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 관전할 필요가 있겠네요.

 

5. 이번 국가보위성과 김원홍 숙청은 황병서 총정치국장에게는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그동안 김정은 집권 이후에 무소불위의 권한 행사를 해왔던 최룡해와 김영철도 한 번씩은 혁명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단 한 번도 혁명화를 당하지 않은 김원홍의 숙청은 이제 머지않은 장래에 황병서도 한 번 정도는 훅 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측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김정은은 그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아주 독특한 심보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에 어떻게 배알이 뒤틀어질지 모르지요. 아무튼 황병서는 앞으로 꽤나 더 조심스럽게 바짝 엎드리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음 먹고 덤비면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앞으로 펼쳐질 북한의 간부들 숙청 스토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봅시다.

제법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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