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베이징올림픽에 대해 정치적⠂외교적 보이콧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구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대만 문제로 인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15일 미국과 중국 정상은 화상 회의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대립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전쟁으로 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가드레일을 마련하는 수준으로 회담이 종료됐다.
그러한 상황 하에서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보이콧은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의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검토 발언이 나오자 영국과 일본 등이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보이콧이 현실화될 경우 서방세계 중 상당수가 이에 동조할 것으로 예측되며, 그럴 경우 전 세계 약 1/3에서 1/2가량의 국가들이 정치적⠂외교적으로 베이징올림픽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의 베이징올림픽에 정치적⠂외교적 불참을 검토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중국 당국이 홍콩, 티벳, 신장 위구르, 내몽고자치구에서의 인권 탄압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중국이 비인권적인 국가임을 널리 알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결속을 도모하기 위해서이다.
이미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양국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국가적 이익과 국제관계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 연장선 속에서 베이징올림픽은 중국으로서는 미국에게 밀리던 판세를 다시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면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짓기 위해 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뤄야 하는 국가적 대사이며, 미국 입장에서는 이를 적절한 수준에서 견제할 필요가 있는 이벤트인 것이다.
미래의 국제정치질서와 첨단과학기술 등에 대한 패권을 누가 주도할 것인지에 대한 양국의 전면적인 충돌은 이제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 시점에 분위기 파악을 전혀 못하는 국가가 나타났다. 바로 대한민국의 문재인 정권이다.
미⠂중 간 대결이 극대화되고 있는 이 와중에 문재인 정권은 베이징올림픽 기간 중 남⠂북⠂미⠂중 정상이 모이는 상황에서 남북 간 종전선언을 하고, 이들 나라들이 다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상황을 조성하자는 지극히 막연하고 어리석은 구상을 하고 있다. 이것은 한 마디로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은 생각이며, 국제 정세를 전혀 읽지 못하는 까막눈과 같은 구상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베이징올림픽을 두고 국제적으로 엄청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낱 한반도의 종전선언에 어느 누가 관심을 갖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이야 말로 분위기 파악 못하고,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에 빠져 떡고물이나 줏어 먹어보자고 꼽사리 끼어드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도대체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는 왜 이리도 국제정세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일까?
이야말로 사업상 큰 계약을 하러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옆집 아이가 나를 붙잡고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고 있는 꼴이 아닌가? 한 마디로 기가 막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사람은 자고로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아야 하고, 최소한 분위기 파악은 해야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와서도 이 모양이니, 도대체 어느 시절에 국가원수로서 철이 들텐가?
[2021.11.25. The Black 북한/외교/안보 전문기자 홍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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